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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리뷰] `맨 오브 라만차`, 라만차의 사나이가 돌아오다
    2018-05-08 18:38:39

    현대사회는 곡선만 가득하다. 연애할 때도 은근슬쩍 말을 건네고 상대의 반응을 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성에게 노골적으로 구애하는 직선은 현실에서 찾아볼 수 없다.

    굳이 찾아본다면 주말드라마에서 나타날 뿐이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man of la mancha)`가 최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막이 올랐다. 2005년 처음 한국에서 라이선스 공연을 시작한 이래 벌써 8번째 무대다. 한국 뮤지컬 가운데 이처럼 오랜 기간 사랑받는 작품은 흔치 않다. 많은 사람이 봤다는 말은 그만큼 대중의 감성과 공명한다는 뜻이다. `맨 오브 라만차`는 마치 주말드라마에서 찾아볼 수 있는 듯한 직선의 미학이 여전히 살아 숨쉬는 작품이다.

    `맨 오브 라만차`는 한국말로 옮긴다면 `라만차의 사나이`다. 원작 소설은 근대소설의 효시로 꼽히는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주인공 돈키호테는 막무가내로 풍차에 돌진하는 고집불통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에 등장하는 돈키호테는 꽤나 상식의 궤를 벗어난다.

    작품 설정은 작가 세르반테스가 교회에 세금을 추징하려다 신성모독으로 감옥에 떨어진 얘기다. 그는 돈키호테 극본을 토대로 감옥 사람들과 연극을 펼치는데, 스스로 돈키호테를 연기한다. 분장을 통해 드러난 돈키호테는 아무 기력도 없는 할아버지다. 마치 구한말 선비처럼 꼬장꼬장한 모습에 흰 수염을 자랑한다. 다소 어리숙한 산초와 함께 모험을 떠나며 기상천외한 소동을 벌이는데, 관객들의 웃음을 유발한다. 돈키호테를 연기한 홍광호·오만석의 연기는 정말로 노인이 된 것 같다. 돈키호테의 단짝 산초를 연기한 이훈진·김호영과 호흡도 일품이다.

    워낙 오랜 기간 무대에 올리다 보니 연기의 호흡과 음악은 완벽한 조화를 자랑한다. 그럼에도 `맨 오브 라만차`가 주목을 끄는 이유는 따로 있다. 돈키호테는 영원한 창녀 알돈자(윤공주·최수진 역)를 무작정 둘시네아로 부르기 시작한다. 볼품 없는 여인이지만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히로인으로 무작정 여긴다. 처음에는 알돈자 또한 돈키호테의 구애를 이상하게 여기고 피한다. 자신을 기사라고 부르는 돈키호테가 정중하지만 꾸준하게 사랑을 청하지만, 알돈자는 할아버지가 갑자기 다가오니 당황할 법도 하다.

    요즘 세태에 찾아볼 수 없는 직선의 미학이다. 원작 소설은 사랑이 주된 스토리가 아니지만 뮤지컬로 각색하면서 직선의 사랑을 중심에 놨다. 은근히 다가가는 곡선의 사랑에 익숙한 관객들은 돈키호테의 사랑 표현이 어색하지만 신선하다. 성폭력장면을 대폭 뺀 것도 작품성을 높이는 역할을 했다. 6월 3일까지.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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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